윤을수 신부님의 영성과 준주성범

 

 

 

♣ 존엄한 성체성사♣

18장
   
◎ 성체성사에 대하여 심각하게 탐구하지 말고,
   겸손되이 그리스도를 따라 우리의 관능이 신앙에 복종하게 함.◎


1. 주의 말씀 : 너는 이 극히 심오한 성사에 대하여 호기심을 가지거나
               쓸데없이 탐구하려고 하지 말라.
               그러다가 의심하는 구렁에 빠진다.

               존엄(尊嚴)을 살피다가는 그 위험에 거꾸러진다.
               하느님께서는 사람이 알아들을 수 있는 이상의 것을 하실 수 있다.

               언제나 배우려하고 교부(敎父)들의 건실한 도리를 따라가려는 사람처럼
               열심하게 또 겸손되이 진리를 탐구함은 허용되어 있다.
      
               묻고 따지는 어려운 길을 피하고
               하느님 명령하신 것을 그대로 따라
               평탄하고 확실한 길을 걸어가는 순진한 마음은 복되리라.

               심오한 문제를 연구하려다가 정성을 잃은 사람들이 많다.
               네게 요구되는 것은 신앙이고 고상한 생활이니,
               숭고한 지력도 아니고 하느님 의 비결을 깊이 탐구함도 아니다.

               너는 네 밑에 있는것도 알지 못하고, 알아듣지도 못하는데
               네 위에 있는 것을 어찌 알아들으랴.

               너는 네 자신을 하느님게 복종시키고 네 관능을 신앙에 예속시키라.
               그러면 네가 유익하고 필요한 대로 지식의 광영을 얻게 될 것이다.


2. 어떤 사람들은 신앙과 이 성사에 대해서 크게 의혹을 가지는데
   이것은 그들이 고의로 하는 것이 아니고 차라리 원수의 장난일 것이다.

   그런 생각이 든다고 너무 걱정하지도 말고,
   싸워 물리치려고 하지 말며,악마의 유혹에 대꾸하지도 말고,
   다만 하느님의 말씀을 믿고 성인들과 선지자들을 믿으라.
   그러면 악한 원수는 너를 떠나 도망치리라.

   하느님의 종이 이런 의혹을 당하는 것은 흔히 크게 유리하다.
   그는 악마가 믿지 않는 사람이나 죄인은 확실히 차지했으니
   그들을 더 이상 유혹하지 않지만,
   신앙이 있고 열심한 사람에게는 유혹하고
   여러 가지로 귀찮게 굴기 때문이다.


3. 그러니 너는 순진하고 의심 없는 신앙심으로 나아가고,
   존경을 다하여 이 성사를 가까이 하라.
   그리고 네가 알아듣지 못하는 것은 무엇이나
   다 전능하신 하느님께 안심하고 맡겨 두라.

   하느님은 너를 속이시지 않는다.
   그러나 자기를 너무 지나치게 신임하는 사람은 속는다.

   하느님은 순진한 사람과 같이 가시고,
   겸손한 사람에게 당신을 드러내시고,
   미소한 사람들에게 알아듣는 힘을 주시며,
   정신이 깨끗한 사람에게 당신이 뜻하신 바를 일러주시나,
   호기심을 가지거나 자만한 사람에게는 당신의 은총을 감추신다.
   인간의 이성(理性)은 천박하고 속기 쉽다.
   그러나 참 신앙은 속을 수 없다.


4. 이성과 모든 자연탐구는 신앙을 따라야 하고
   신앙을 앞서거나 방해해서는 안 된다.

   현세에서는 믿음과 사랑이 주로 우세하고,
   극히 거룩하고 극히 고귀한 이 성사에 은밀히 작용한다.

   영원하시고 무량하시고 무한의 능을 가지신 하느님,
   하늘과 땅에 위대하고 헤아릴 수 없는 일을 많이 하시니,
   그 놀라운 업적은 우리가 사무쳐 깨닫지 못한다.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이 인간 이성으로 그리 쉽게 알아들을 수 있다면
   그것은 기묘한 것이나, 형언할 수 없는 것이라 할 수 없을 것이다. 
               


◈ 묵 상 ◈


아무리 명석한 사람도 성체성사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리스도가 신성과 인성으로 그영혼 육신이 떡과 술에 실존(實存)한다는 것,
우리가 이 성사를 모시어 하느님과 결합된다는 것은
인간의 이론만으로는 이해할 수 없다.

단순히 그리스도의 말씀을 철석같이 믿어 이 성사를 모시면
실질적 효과를 받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세생활에서도 우리 행동이 대부분 남을 믿고 사랑하는 데서 이루어지며,
반드시 과학적 연구결과를 보아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과학과 철학에만 의존하면
어머니가 밥해 주시는 것도 의심스러워 먹지 못할 것이고,
허물어질까봐 다리도 건너가지 못할 것이다.

어머니도 믿고, 건축가도 기술자도 믿으니까 사는 것이지,
과학적 근거를 찾아 확인하고야 행동한다면 살 수 없을 것이다.

전능하신 조물주 하느님,
우주 만물을 창조하시고 돌리시는데 왜 이런 성사는 못하시겠는가.

의심이 나는것은 어찌 이성사뿐이랴.
의심이 나자면 한이 없고 무엇보다도 나의 존재,
내 생활, 내 감정도 다 의심의 대상이 될 수 있지 아니한가.

이성사에 대해서 의심나는 것도 그리 이상한 것은 아니니
크게 마음 쓸 필요는 없다.

밥 먹으면 소화가 되리라고 믿고 먹는 것처럼,
한 번 그리스도를 따르기로 마음을 정한 이상,
무슨 말씀을 하시든 스승을 맹목적으로,
신앙만 가지고 따라감으로써 영생을 얻고, 영복을 찾도록 할 것이다.


 
◐ 인보성체 수도회의 설립자이신 윤을수(라우렌시오) 신부님께서
   두번째로 개정 번역하신 준주성범,[그리스도를 따라]에서 옮겨 적었음.◑